2014 FW를 준비하는 멋진 블랙의 향연. 강동준과 이병대가 만든 리디(Re.D)
내가 오글거려하는 단어 중에 '블랙스트리트'이라는 말이 있다.
단순하게 검정색 옷을 입은 사람을 뜻하기 보다는 요즘은 흔히 그 애슬릿 룩(Athlete Look)을 연상케 하는 쇼츠나 슬리브리스를
힙합무드의 시크한 스타일에 매치해서 입는, 파이렉스비전(Pyrex Vision)이나 후드바이에어(HBA)부터
피갈(Pigalle)이나 지방시(Givenchy) 등의 브랜드에서 주로 보이는 그런 스타일로 대변되는데 암튼 난 그 표현이 조금은 오글거리더라고?
아 뭐 그렇다고 해서 그런 룩 자체를 못견뎌하는 건 절대 아니다. 나도 그런 룩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하고 제대로 도전해 보고 싶기도 한 사람이다.
(단지 그를 표현하는 단어가 살짝 오글거리는거지 ㅋㅋ)
지난 3월의 서울패션위크에서 만났던 리디(Re.D)가 보여 준 스타일이 딱 그랬다. 내가 정말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 멋진 스트리트 룩.
컬렉션의 피스들은 물론이요, 런웨이까지 모두 블랙컬러로 채워진 리디 2014 가을 겨울 컬렉션은
검정이라는 색감이 주는 묵직한 느낌위에 경쾌한 힙합음악과 모델들의 리드미컬한 워킹이 더해지며 에너제틱한 무드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 스타일에 밀리터리 코드도 빠질 수 없지.
다양한 피스들에서 밀리터리 룩을 베이스로 뒀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주제가 블랙 하이브리드(Black Hybrid)였던 만큼 모든 옷이 블랙 일색이었기 때문에
리디의 강동준, 이병대 실장님은 다양한 소재의 활용으로 단조로워질 수 있는 룩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마치 이성경의 표정과 워킹처럼.
(+_+)
각 피스에 쓰인 각기 다른 소재들이 주는 광택이나 질감이 전부 다르니까 똑같은 블랙인데도 전혀 다른 아이템으로 보이니 어찌 멋 없다 하겠나!
여기에 모델들이 춤까지 춰가며(?) 더욱 파워풀한 런웨이를 만들어주니 보는 나로써는 더더욱 집중하고 볼 수 밖에!
그런데 그때, 깜짝 게스트가 무대 위에 나타났다.
빈지노. 그가 모델로 올라선 것이다!
리디 컬렉션으로 한껏 시크한 멋을 낸 빈지노는 심지어, 마이크를 들고 런웨이를 걸으며 멋진 공연을 즉석에서 펼치기 시작했다.
쇼장을 가득 채운 음악은 빈지노의 'Always Awake'.
그 위에 빈지노의 라이브 공연이 더해지니 순간 여기가 패션위크인지 콘서트장인지!!!
심지어 멋있기까지 해.....
덕분에 모델들은 워킹하는 내내 더욱 더 힘찬 포즈를 취할 수 있었고,
관중들은 자연스레 그에 더욱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하다 못해 직접 제작했다는 리디의 스니커즈에까지.
빈지노의 공연은 모델들의 워킹 속에 계속 이어져 나갔고,
줄 지어 무대 위로 걸어나오던 모델들도 자연스레 힙합 비트 위에 몸을 맡기기 시작!
심지어 이호정은 이미 표정 부터가 흑형들 저리 가라할 표정 ㅋㅋ
빈지노가 근처에 섰을 즈음에는 이호정도 갑자기 워킹을 멈추더니,
아 좋다!
빈지노의 공연으로 한층 생동감있게 진행 된 리디 2014 가을 겨울 컬렉션.
힙합 공연이 더해져 기억에 남는 것도 물론 있었지만 리디가 보여 준 블랙 스트리트 룩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않았을까.
한국에서도 이런 스타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 장본인,
디그낙(D.gnak) 강동준 실장님과 레드페퍼(Red Pepper) 이병대 실장님의 그 연륜과 내공에 다시 한번 놀랐던 시간이었다.
같은 블랙이라도 충분히 다른 블랙이 될 수 있으니, 잘 참고해서 가을 겨울을 준비하는 멋쟁이로 거듭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