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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7월. 잠실 롯데월드타워 옆 석촌호수에 카우스(Kaws)의 컴패니언(Companion)이 뜬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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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방문했던 날은 오픈 첫 날로, 평일 낮이었기 때문에 제법 한산한 상태였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주말이었다면 괴로웠을텐데, 다행스럽게도 느긋하게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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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호수에 대형 설치물이 뜨는 것은 이번이 4번째였기 때문에

주최측인 롯데는 어디에 무얼 어떻게 설치해야 하는지를 제법 잘 아는 느낌이었다.

파라솔과 비치 체어가 좋은 예시였는데, 이는 실용적 측면에서도 합격 점수를 줄 수 있겠으나

실제 카우스의 컴패니언 작품이 던지는 메세지와도 제법 부합하는 화법이라 여러 측면에서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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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카우스의 작품은 실제 현장에서 보니 아쉬움이 다소 남았다.

컴패니언 이전에 석촌호수 위에 설치되었던 작품인 러버덕, 슈퍼문, 스위트 스완과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순간이었는데

일단 드러누운 포즈를 취하게 한 것이 가장 큰 부분이었다.

카우스의 작품은 'X'자 눈을 한 얼굴이 포인트인데 막상 컴패니언이 드러누워버리니 얼굴을 볼 수 없게 된 것.

꼿꼿하게 똑바로 서 있었던 러버덕, 스위트 스완은 어느 곳에서 봐도 형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는데

그에 반해 컴패니언은 이쪽에서는 발바닥만, 저쪽에서는 민머리(?)만 보이는 형태라

컴패니언이 가진 그 특유의 매력을 제대로 어필할 수 없게 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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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티저 영상을 봤을 땐 굉장히 커 보이는 것 같아 기대감이 고조 되었었는데

막상 석촌호수 위에 뜬 모습을 보니 좀 더 컸어도 좋겠다는 아니, 좀 더 컸어야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지고 보면 이 문제도 결국은 드러누웠기 때문인 탓이라고 본다. 수면에 가깝게 누우니 존재감이 적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그러면 차라리 슈퍼문 때 처럼 여러개를 동시에 띄우거나 했으면 얘기가 달라졌을텐데, 역시 이 부분도 아쉽기는 매한가지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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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좋은 시도라 생각한다. 덕분에 이렇게 귀여운 굿즈도 출시가 되었으니까.

(설마 굿즈를 위해 일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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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스 컴패니언 최초로 드러누운(?) 포즈를 취한 토이.

당연하게도 실제로 물 위에 뜬다.

아이들 물놀이 장난감으로 딱인데,

그래도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허세용으로 가지고 있기에 딱 좋은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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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스 컴패니언과 피노키오를 가지고 있는 나도 당연히 혹할 수 밖에 없는 굿즈였는데

구입을 할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깔끔하게 잊어버리기로 했다.

(일단 너무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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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석촌호수 옆 롯데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에서는 카우스의 전시를 알리는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나도 기자 신분으로 이 자리에 참석했는데,

평소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꼽을 때 가장 먼저 언급할 정도로 좋아하는 작가라

그를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날 굉장히 들뜨게 했다.

그래, 내가 언제 또 카우스를 이렇게 코 앞에서 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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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간담회는 진행자님의 안내에 따라 작가 소개와 전시 프레젠테이션을 먼저 한 뒤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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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라 생각했던 MTV 어워즈 트로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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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았던 굿즈 제작 당시 샘플(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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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석촌호수에 띄우기 전에 테스트로 바람을 집어 넣고 있던 컴패니언.

바람을 넣기 전엔 저런 형태였구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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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스도 뭔가가 재미있었는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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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시간이 되었을 때 나도 질문을 하나 던졌다.

컴패니언이 처음 세상에 공개 된 것은 1999년이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그로부터 5-6년 뒤,

메디콤토이와의 합작 브랜드인 오리지널 페이크(Original Fake)를 통해 출시 된 다양한 컴패니언 피규어 출시 때로 알고 있는데

그 사이 기간 동안 아트 토이나 3D 입체 조형물에 대한 갈망이 어느 정도였는지,

사람들이 컴패니언이라는 캐릭터에 열광할 것이라는 확신이 얼마나 있었는지 그게 궁금하다는 질문을 했.으.나.

저기 모자이크 처리한 통역관이 내 이야기를 잘못 오역-전달 하는 바람에 카우스가 오히려 내게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아 진짜 통역관이 통역 어떻게 하는지 듣고 있는데 뭔가 잘못 말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순간 아차! 싶었는데 역시나 ㅠㅠ

이렇게 성덕을 꿈꾸던 나는 통역관의 어이없는 실수로 제대로 정보 조사도 안한, 아는 척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휴...

아무튼 뭐, 내가 통역 때문에 인터뷰를 깔끔하게 마무리하지 못한 경험을 정확히 두 번 가지고 있어서 이번에도 설마 설마 했는데,

이렇게 세 번째 안좋은 기억을 갖게 된 것이 무척 유감이다. 뭐, 어쩔 수 없지. 통역관도 자기 딴에는 한다고 한 걸텐데...

아 그나저나, 마지막에 좀 소름끼치는? 질문 하나가 다른 일간지 기자 입을 통해 나와서 여기에도 공유를 한다.

모든 질의 응답이 끝나고 기자 간담회를 마치려고 하는 순간이었는데

어떤 기자 한 분이 손을 번쩍 들더니 "저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만 할게요 그냥 짧게 바로 하겠습니다" 라며 질문을 시작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기자 입에서 나온 이야기가

"석촌호수에 뜬 이 조형물을 보고 익사체같다는 반응이 많던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난 정말 단 한번도 익사체 같다는 반응을 접해보지 못했는데 대체 어디서 그런 반응이 나왔다는 걸까.

이게 얼마나 충격적인 질문이었냐면 나만 놀란 게 아니라 내 양 옆에 있던 기자들도 익사체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서 한숨을 푹- 쉴 정도로 놀라웠던 질문이었...

아무튼 그렇게 갑작스럽게 나온 질문에 나는 카우스가 어떻게 반응할까 무척 궁금했는데 굉장히 재치있게 받아치더라.

"난 내 작품을 보는 사람들의 모든 의견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내가 알기로, 컴패니언은 수영을 굉장히 잘해요"

과연 넓은 세상을 무대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다운 위트있는 대답이었다.

빠듯한 일정으로 많이 지쳐 보이던데 - 그래서 그런지 기자 간담회때도 집중을 잘 못하는 것 같았으나 -

이런 순간의 기지를 보니 역시는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망한 건 내 질문 뿐...

통역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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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간담회를 마치고 나올때 작은 기념품을 받았는데 무려 카우스 홀리데이 전시 굿즈인 페이스 타올과 클리어 백이었다.

클리어 백은 심지어 판매용이 아닌 이벤트 증정으로 극소량 만든 것이라 들었는데 이런 횡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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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구매했다는 카우스 홀리데이 전시 굿즈 피규어도 다시 구경해봤다.

이렇게 보니 또 소유욕이 끓어 오르는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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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참자.

여행가야하니까.

여행 가서 그 돈으로 맛있는 거 사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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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석촌호수에서 컴패니언의 드러누운 모습이 다소 아쉬웠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기자 간담회 때문에 올라왔던 31층에서 내려다보니 역시 얼굴이 보여야 제 맛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하지만 스케일 아쉬운 건 마찬가지였다. 너무 작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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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렇게 얼굴이 보여야지. 그래야 컴패니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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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호수에 녹조 현상이 심해보여서 합성으로 물 색깔만 파랗게 바꿔봤는데

이거 뭔가 물 위에 떠 있는 것이 아니라 얼음판 위에 있는 느낌?

컴패니언은 차라리 물결이 일렁이는 곳에 띄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야 진짜 물 위에서 힘 빼고 드러누워서 햇살 받고 쉬는 것 같은 느낌일 것 같다는 그런 생각.

이것 참 보면 볼 수록 생각이 많아지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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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같은 건물 81층에서 카우스와 함께 애프터 파티도 즐겼는데,

통역관의 오역으로 인해 성덕 실패한 쭈구리는 소심하게 인사 한 번 건네지 못하고 바라만 봤다는 후문.




잠실 석촌호수 위에 카우스의 컴패니언이 두둥실 떠 있는 모습은 8월 19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니

궁금하다면 잠실로 달려가 보자.

그리고 참고로, 바로 가까이서 보면 아무런 재미가 없으니 시그니엘 레지던스 31층으로 올라가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31층에는 푸드코트와 커피숍이 있고 1층에서 목적지 얘기만 하면 무료로 올라갈 수 있으니

더운데 석촌호수 앞에서 뜨거운 햇빛과 바글바글 인파에 치여 힘들게 보지 말고

시원하고 쾌적한 높은 곳에서 편하게 내려다 보기를 권함.



끝.



Posted by 쎈스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