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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은 좀 의외였다. 솔직히 내가 그렸던 상상 속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미국 가정식'을 타이틀로 한다는 소식에 으레 '나무판자'나 '적벽돌'과 같은 자재들이 쓰인 빈티지한 익스테리어를 예상했는데,

"그건 너무 뻔하잖아?"라는 계산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상당히 현대적인 건물 외형에 처음엔 좀 놀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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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더블트러블(Double Trouble)이, 지하 1층에는 런드리피자(Laundry Pizza)가 들어서있고

브라더후드키친(Brotherhood Kitchen)은 그 건물의 2층과 3층에 자리하고 있다.

※ 여긴 그래도 제법 빈티지한 무드로 표현한 걸 보니 외형은 현실적인 문제로 어쩔 수 없이 놔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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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에 보이는 문이 방금 밖에서 본 그 문의 안쪽이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건물의 외형이 전해 준 아쉬움이 다행히도 여기서부터 싹 해소가 되는 기분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란색이 공간 전체를 지배하는 베이스 컬러로 쓰인 것이 한 몫한 듯 했지만

붓의 결이 그대로 남아있는 듯한 페인트 칠이나 우드 몰딩, 적벽돌의 활용 같은 것도 분위기 조성에 큰 역할을 한 것 같았다.

덕분에 익스테리어의 차가운듯한 느낌을 잊게하는 포근하고 따뜻한 무드가 곧장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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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장 큰 공을 세운 건 이 두개의 인형이 아니었을까 ㅋㅋㅋㅋ 정체는 모르겠는데 이 오브제 하나로 공간 분위기가 싹 잡힌 느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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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 브라더후드키친은 '미국 가정식'을 메인 타이틀로 내세운다.

치킨와플, 수제버거, 팬케이크, 파스타와 같은 익숙한 카테고리의 메뉴들을 다루는데

일반적인 양식집과는 좀 다른 레시피로 독자적인 행보를 지향하고자하는 것이 브라더후드키친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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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SNS 채널을 보고 있으면 해시태그 키워드 중에 '#미국집'이 있는데,

누가 미국집 아니랄까봐 성조기까지 이렇게 내걸고 ㅋ 귀여워 죽겠네 ㅎ

아- 그만 정신 차리고 자리 잡아야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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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는데 순간 마트 온 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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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공사장 온 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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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가적인 느낌이 좋았던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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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저것 먹을 것들을 주문한 뒤 나는 음식이 나올 때 까지 브라더후드키친을 한 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 메뉴는 메인디시, 사이드 그리고 쉐이크 카테고리로 구분이 되어 있다. 대표 메뉴인 '치킨와플'은 맨 위에 별도 표기 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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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빔(H-Beam)으로 이루어진 창문 틀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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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3층이다.

방금 언급한 것 처럼 브라더후드키친은 에이치빔 기둥을 그대로 노출시켜 인테리어 디자인의 한 요소로 활용했다.

흔히 인더스트리얼한 무드를 연출할 때 주로 쓰는 기법(?)이라 브라더후드키친의 빈티지한 무드를 자칫 해할 수도 있는 요소였는데,

다행히도 곳곳에 우드 프레임의 디테일이 존재감있게 배치되어 그 분위기를 많이 중화시킨 듯 하다.

(에이치빔을 그린 컬러로 도색한 것도 좋게 작용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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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과 시트의 형태는 내가 브라더후드키친의 모든 인테리어 요소 중 가장 마음에 들어한 모습이었다.

미국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몇 번은 봤을 법한 빈티지한 레스토랑의 그런 느낌이랄까.

1970년대의 뉴올리언스 어디쯤에 왠지 정말 이렇게 생긴 식당이 있을 것만 같은, 정말 딱 그런 느낌이었다. 아주 마음에 들었음!

단, 개인적으로는 바닥에 깔린 타일의 컬러가 좀 밝아지고 무늬까지 더해졌더라면 좀 더 완벽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좀 들었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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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안쪽에 위치한 화장실도 슬쩍 들어가 봤는데 휴지걸이가 제법 위트 있게 다가오더라.

(근데 이거 휴지 갈아야 할 타이밍에 손님이 들어가버리면 어떡하지? 그땐 좀 귀찮을 것 같기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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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뭐 내가 여기 인테리어 분석하러 온 건 아니니 음식에 집중할 시간이 다가와 나는 조용히 자리로 돌아왔다 ㅋ

가장 먼저 나를 반겨준 건 사이드 메뉴 중 하나였던 맥앤치즈(Mac&Cheese).

헌데 마카로니대신 꼰낄리에가 들어간 것이 좀 의외였다. 맥앤치즈면 마카로니가 들어가야 맞는건데.

뭐 내 입장에선 푹푹 퍼먹기 좋기로는 매한가지라 기분 좋게 먹음 +_+ 그래 뭐 맛있으면 됐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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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나온 건 라구밥(Ragu Bob).

라구가 이태리 요리긴 하지만 아무튼, 라구 소스가 얹어진 밥 위에 노릇노릇 구워진 닭다리가 툭- 올려져 나오는 메인디시였는데,

사진에선 잘 티가 안나지만 밥이 그냥 흰 쌀밥이 아니고 노란색 물이 예쁘게 든 밥이더라. 카레가루나 강황가루를 쓴 것이 아닌가 싶은데

아무튼 둘을 슥슥 비벼 먹으니 맛이 아주 좋았음 ㅋ 닭다리도 보는 것과 달리 속은 아주 촉촉한 상태여서 가니쉬로 올려진 쪽파랑 같이 먹으니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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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 브라더후드키친을 대표하는 형님. 메뉴판에서도 무려 맨 위에 별도 표기 되어있는 큰 형님. 치킨와플(Chicken&Waffle)이 나왔다.

이건 뭐, 딱 보이는 그대로다. 잘 구워진 와플을 플레이트 위에 깔고, 그 위에 바삭하게 튀겨진 프라이드 치킨을 얹어내는데,

그냥 내주는 게 아니라 그 위에 잘 녹아내린 슬라이드 치즈 한 장을 올려주는 메뉴 되시겠다. 슈가 파우더로 마침표를 찍는 것 까지 잊지 않았다 ㅋ

아, 이건 뭐 사진으로 다시 봐도 숨막히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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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와플은 딸려 나오는 소스도 무려 3개다. 왼쪽 위 부터 시계방향으로 믹스 베리, 렌치, 그리고 바나나 버터 소스인데

브라더후드키친의 스태프들은 베리와 렌치 소스는 치킨을, 바나나 소스는 와플을 찍어 먹기를 권하지만 내가 봤을땐 어떻게 먹어도 다 맛있음 ㅋㅋㅋ

몰라 이런 걸 왜 생각하고 먹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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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치킨와플은 이렇게 시럽까지 뿌려 먹어야 하는데 말야 +_+

아 ㅋㅋㅋㅋ

비주얼 진짜 ㅋㅋㅋㅋ

어찌나 숨이 턱 막히는지 ㅋㅋㅋㅋ

경맥동화가 알아서 생기는 것 같은 이 기분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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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예정에도 없던 콜라를 시켜 마셨다 ㅋㅋㅋㅋ

처음에는 그냥 맥주 한 잔만 시켜서 마셨는데, 이게 맥주로는 도저히 해결이 안 될 것 같아서 극약처방으로 콜라를 들이키기로 ㅋㅋㅋㅋ

※ 이 와중에 컵이 참 예뻐서 놀랐는데, 브라더후드키친의 카운터에서 친절하게 판매까지 하는 컵이니 마음에 들면 달려드시라! 내가 강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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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끝이 났으면 모두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더래요- 하고 좀 재미없는 결말을 마주했을텐데,

하늘이 나에게 먹방신과 예능신을 모두 보내어 주시었는지 브라더후드키친의 메뉴들은 계속해서 우리의 테이블 위를 뒤덮기 시작했다...

이번에 나온 건 맥앤치즈와 함께 사이드 메뉴에 속하는 칠리 치즈 프라이(Chilli Sheese Fries).

솔직히 이때 부턴 이미 어느 정도 배가 불렀던 터라 내가 마냥 웃는게 웃는게 아닌 그런 상황이었는데 ㅋㅋㅋㅋ

이게 맛이 없는거면 내가 그냥 단칼에 배부르다고 포크를 내려 놓겠건만 이건 또 왜 이렇게 맛이 있어가지고...

뭐 이건 대충 맛이 짐작이 갈테니 굳이 설명하진 않겠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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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건 좀 짚고 넘어가야 할 아이.....

역시 사이드 메뉴 중 하나로 이름은 누텔라 팬케이크(Nutella Pancakes).

이 날 감사하게도 서비스 받은 메뉴였는데, 이게 정말, 아 정말.....

진짜 이거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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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이만큼이나 남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비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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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텔라 팬케이크는 이런 구성이다.

팬케이크 3장을 쌓아 올리고, 그 위에 누텔라(Nutella) 크림을 쳐발쳐발한 뒤,

케이크 윗 부분에 엠앤엠즈(M&M's) 초콜렛을 올리고 슈가 파우더를 사악- 뿌려내는, 아 진짜, 글로 적기만 하는데도 숨이 턱 막히네 ㅋㅋㅋㅋ

아무튼, 뭐 좋았다. 팬케이크도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고 누텔라 크림 싫어하는 사람도 없으니, 먹어 볼만 하겠다 싶었다.

헌데 의외의 복병이 숨어 있었다. 저기 저 엠앤엠즈 초콜렛이 문제의 복병이었는데, 내가 정확히 이렇게 먹었다.

그러니까, 처음엔 솔직히 배도 부르고 겁도 좀 나서(ㅋㅋ) 엠앤엠즈 초콜렛을 걷어낸 채로 팬케이크만 먹었는데 뭐 나쁘지 않더라고?

내가 뻔히 아는 맛이라, 누텔라 크림이 입 안을 감싸는 느낌이 조금 헤비하게 다가오긴 했지만 디저트로 치면 나름 괜찮은 정도였다.

거기서 멈췄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러고 나니 무슨 생각에선지 엠앤엠즈 초콜렛을 얹은 채로 먹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 결국 그리 했더니만,

와 진짜 ㅋㅋㅋㅋ

엠엔앰즈 초콜렛이 이빨에 닿으며 그 특유의 '파삭!'하고 부서지는 느낌이 나는 동시에,

그 안에 녹은채로 숨어있던 초콜렛이 쫘악! 쏟아져 나오며 "야 이 새끼야 너 이제 X 됐어 임마 ㅋㅋㅋ" 하고 날 조롱하는데 ㅋㅋㅋㅋ

와 진짜 ㅋㅋㅋㅋ 살면서 이렇게 끔찍한(ㅋㅋ) 경험은 진짜 난생 처음 해 보는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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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케이크 한조각으로 몸 속 혈관 일부가 막혀버린 것만 같은 기분은 둘째치고 당장 입안 구석구석이 석기 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라

당장 흰 우유 한 잔 벌컥벌컥 마시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브라더후드키친에 우유 메뉴는 없어서 아쉬운대로 콜라로 입을 행궈냈다 ㅋㅋㅋㅋㅋ

※ 쉐이크 메뉴가 있긴 했지만 그 상태에서 쉐이크를 마셨다간 심장 박동수가 느려질 것만 같았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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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찌저찌 팬케이크도 3/4이나 먹어 치웠다 ㅋㅋㅋㅋ

치킨 와플도 크리스피 부스러지만 조금 남겼고 라구밥이랑 칠리 치즈 프라이는 거의 클리어 했음 ㅋㅋㅋㅋ 맥앤치즈는 조금 남겼네 결국 ㅋㅋㅋㅋ

근데 진짜 웃긴 건 이걸 먹은 사람이 남자 한 명이랑 여자 한 명이었다는 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통 성인 남자 둘이서도 다 못 먹을 양 아닌가 이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나고, 같이 간 친구도 친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쳤어 진짜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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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었다.

정말, 말 그대로 잘 먹고 나왔다.

비록 후폭풍이 겁나서 그 길로 신논현역부터 신사역까지 칼바람이 부는데도 굳이 차 안타고 걸어서 이동하는 수고를 겪긴 했지만,

뭐 깔깔깔 웃으면서 잘 먹고 나온 것 같았다.


총평을 하자면, 뭐 어느 정도의 만족감과 어느 정도의 아쉬움이 좀 공존하는 것 같은데,

아쉬움은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음식 외적인 부분, 그러니까 서두에서 많이 이야기했던 (그리고 여기엔 기록하지 않았던)

공간의 무드나 인/익스테리어에 대한 것들에서만 있었고

가장 중요한 음식에 있어서는 대체적으로 즐거운 만족감을 얻은 것 같다.

어차피 이런 스타일의 음식을 파는 곳에 가는 거라면, 작정하고 그의 끝을 경험해 보는 것이 더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래서 우린 샐러드 메뉴가 존재함에도 일부러 샐러드를 시켜 먹지 않았다)

기름지고 무거워보이는 음식 앞에서 손사래를 칠 거라면, 그냥 차라리 가지 말라 말하고 싶다. 굳이 이런데까지 가서 점잔 떨 필요는 없잖아?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싶고 재미있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내 그들에겐 적극 추천한다.


브라더후드키친에서 만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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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쎈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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