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Episode

홍대만 봐도 이렇게 돌아다닐곳이 많은데 말이지



구단주 코디네이션을 펼쳤던 토요일.


 




퇴근 후 지하철역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는데 핑크빛 물결이 가득한 어린이가 혼자 앉아서 독서를 하고 있는게 아닌가 -






근데 그게 영어로 된 책이라 내가 당황을 했다지 -_-;;






회사랑 집이 가까워서 버스나 지하철은 정말 특별한 일이 아니면 사실 탈 일이 거의 없는 요즘인데,

오랫만에 지하철 타고 홍대를 가다가 무심코 이 지도를 보게 됐는데,

뭐 이런 노선도 하루이틀 본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이날따라 이 노선도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고보면 나도 참 엥간히 안 움직이는 부류인거지.

회사랑 집이 있는 압구정 신사동 이쪽 빼고는 가는게 거의 명동 아니면 홍대 뿐이니까.

근데 매번 어디 재미있는 일 없나, 뭐 볼만한 꺼리 없나, 심심하다 이런 소리만 하고, 이런 지도 하나만 봐도 가볼만한 곳이 참 많은것 같은데 말야.







근데 그런 생각은 아마 나 만 하는건 아닐꺼다.

이렇게 홍대에 올때마다 여기가 바글바글 한걸 보면, 이 친구들도 뭐 다들 생각없이 그냥 가던곳만 가는걸거야 분명.






그리고 이 날은 할로윈이라 좀 더 했던것 같다.

여기도 저기도 클럽 가려고 바글바글;;;







저쪽엔 환자복 입은 사람도 있네 -_-;







덕분에 프리미엄샵은 뭐..







영배는 할로윈을 위해 군밤장수 코스튬을 한건지 -_-

근데 저렇게 입어놓고 덥다고 하는게 함정;;






아메리칸 어패럴은 할로윈을 제대로 겨냥하고

매장 안에 할로윈 관련 POP를 잔뜩 붙여놓고,







바깥으로는 이런 디스플레이를;;

올해는 병정컨셉을 미는건가..

뭐 이런 시도를 하는 의류 브랜드 매장이 있다는건 참 반가운 일이다 분명.

자기네만의 스타일을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거고, 그게 어느정도 먹히고도 있으니까.

 






그치만 "일하세요!" 라는 저 명령조의 구인공고는 상당히 불쾌해 보였다.

아메리칸어패럴 이미지가 좀 도도해 보이는건 맞지만 이건 좀 뭐랄까, 구글번역기를 억지로 돌린 기분 이랄까..

상당히 문장도 문체도 다 어색해 보여서 별로였다.






홍대니까 이런것도 보고 재밌어 암튼 ㅎ


 




저녁을 먹긴 먹어야 겠으나 배가 심하게 고팠던게 아닌지라 맛튀맛떡집으로 -






분식집 치고 상당히 전문 식당 스럽게 해 놓은건 참 좋았다.





한입에 먹기 좋게 셋팅되어 나오는것도 좋았고,






이 '생굴튀김' 이라는 메뉴도 아주 좋았다.

처음 먹어본거 였는데 아주 괜찮았음.





분식집인데 생맥주를 판매하는 것도 좋았다.

 





좋은 분식집으로 안내해줘서 고마운 미역킴은 얼마전 자유의 몸이 되어 얼굴에서 미소가 끊이지를 않더군 -




 

근데 이건 좀 별로였다.

매장 곳곳에 대문짝만한 크기로 맛튀맛떡집의 홍보 문구를 적어 두었던데

뭔가 좀 뭐라고 표현해야 될까..

전체적인 미관을 해치는것도 물론이요, 좀 강압적인 세뇌 처럼 보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좀 구차해 보였다.






소화시킬겸 오랫만에 홍대 주차장 골목도 돌아다녔는데, 이 젠장버거 집은 볼때마다 줄이 있네..

가격도 싸 보이고 궁금하기도 해서 먹어보고 싶긴 한데 줄 서서 먹고 싶진 않아서 그냥 매번 지나치기만 하는군.






한쪽에서는 니트모자 3개 만원이라며 홍대 처자들을 끌어 모으는 아저씨가 열심히 장사중이셨고 ㅎ





나는 호미화방으로.





근데 난 뭐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아니고 그걸 취미로 하지도 않아서 사실 여기 와도 뭐 살건 딱히 없다 ㅋ

그냥 이런 모형들 구경이나 하면서 내 속에 잠재된 덕후의 마인드를 잠시 꺼내고 뭐 그러는거지 +_+





한번쯤 사다가 뭐 만들어 보고 싶기는 하다 디오라마 같은거 ㅋ








아마 다시 여기 오게 된다면 그땐 이 자동차 꾸러미들을 진짜 살듯.





그렇게 정신없이 돌아다니다가 잠시 까먹은 할로윈을 다시 기억하게 해준 해골 아저씨 +_+





가정집을 개조한 이런 카페도 좋고,





이런 간판,





이런 간판들,

홍대 뭐 자주 오는건 물론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꾸준히 온다고 생각은 하는데 전부다 처음 봤다.

이 골목 자체를 아예 처음 와봤네 ㅎ

좋더라 이런것들 보니까.

뻔한 네온싸인들, 맨날 보던 체인들만 보다가 이런 간판들 이런 가게들 보니까 뭔가 기분이 괜히 좋았다 ㅎ





그렇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사케라또 라는 희한한 메뉴를 판매하는 카페에 들어갔는데,





메뉴 이름들이 어마어마 하구만 -_-?





그리고 놀랍게도 내가 앉은 이 곳이 테라스도 아니고 그냥 카페 바깥 벽 앞에 있는 테이블인데

진짜 그냥 대로변 보고 앉아있는 위치 -_- ㅋㅋㅋ

그냥 막말로 길가 벤치에 앉아있다라고 해도 될 정도 ㅋㅋㅋㅋ





잠깐 그렇게 밖에 앉아 있다가,






안쪽으로.






2층.






그리고 놀라운 합석;;

일전에 미역킴의 소개로 만난적이 있는 독일 멋쟁이 마틴과,

베를린에서 스트릿아티스트로 활동중인, 누구랬더라 -_-;; 비욘드 랬나.. 아 이름 기억이 안나네;;

아무튼 그리고 갤러리 대표라고 하셨나.. 갤러리 관계자셨던데..

 





아무튼 엄청난 합석을 갑자기 하게 되었다 ㄷㄷㄷ

소개받고 보니 전부다 아티스트 -_- ㄷㄷㄷㄷ





역시 아티스트 끼리는 아트에 대한 대화를..

난 도저히 끼어들 틈이 없어서 정말 뻘쭘했네 ㅋㅋㅋㅋ

나만 내 소개할때 "회사원"이라고 했다 ㅋㅋㅋㅋㅋ





생맥주를 시키면 산미구엘을 이만한 잔에 따라주고 7000원만 받는 엄청난 곳.




 


아티스트들의 엄청난 대화에 도저히 끼어들 수가 없어서 난 이곳 인테리어 구경만 멀뚱멀뚱 -


 



그렇게 한참을 앉아있다가 자리가 파하고 난 뒤, 나는 오랫만에 채여사를 만났다.

채여사에게 조용한 카페가 없냐고 물었더니 자기만 따라오라고 하며 앞장서서 쭐래쭐래 걸어가더니,





시크래빗 이라는 이름의 카페에 갔다.





오픈한지 한달 됐다더라.





번화한 골목에 있지도 않고 조용한 골목 안쪽에 있어서 현재까지는 아는 사람만 가는 수준.





근데 이미 아는 사람이 많은게 함정.

저 안쪽 보면 신발 벗고 들어가는 좌식 테이블도 있다 +_+





피아노랑 기타가 카페 한쪽에 있는데 그냥 쳐도 됨.

내가 갔을때도 웬 아저씨가 기타 치고 계셨지 -_-;;;





여기는 사장님이 여자분 두분이신데,

듣자니 방송계쪽에서 스텝으로 계셨던 분들인듯 -

채여사의 소개로 인사를 하고 대화도 잠깐 나눠봤는데 성격이 너무 좋으셔서 내가 또 홍대에 가게 되면 반드시 들를 잇플레이스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대박인게,

반지하 가게인데 방금 본 그 가게 안쪽 말고 그 옆에 조그마한 공간이 하나 있는데 거기 테이블이 딱 한개가 셋팅되어 있다.

채여사랑 나는 거기에 앉았는데 여기 분위기가 너무 좋은거지 진짜 +_+

정말 테이블 딱 한개만 바깥으로 나와있음 ㅋ





뭘 마실까 하다가 사장님께서 추천해주신,

기네스와 하이네켄 섞어 마시기 조합에 도전해 보기로 하고

나는 "기네켄" 이라고 내 마음대로 이름을 지어 주문을 했는데 사장님께서도 기네켄이라는 이름 좋다며 마음에 들어 하시더라 ㅋ

사장님 - 아예 메뉴판에 기네켄 추가해 주세요 ㅋㅋㅋㅋ 





기네켄의 맛은 음..

뭐 일단 궁금한 분이 계시다면, 마셔보시라- 하고 싶다 ㅎ

마셔보면 알거야 +_+ ㅋ





건물 바깥에 있는 테이블이다 보니 조명이라곤 저 촛불 하나가 전부라서 무드 잡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 자리를 적극 권장.





채여사랑 수다 떨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사장님께서 막판에 김치전을 갑자기 해다 주셔서 우와 이거 서비스가 장난이 아니네- 했는데

맨날 나오는 서비스는 아닌듯 ㅋ 아무튼 이것도 잘 먹고, 남자친구 생긴 채여사의 염장을 더 견딜수 없어서 나는 조용히 집으로 돌아왔다는 후문.



암튼 뭐 그건 그거고,

참 오랫만에 홍대에서 그간 안가봤던 골목들 위주로 돌아다닌게 참 좋았다.

그럴려고 간것도 아닌데 돌아다니다 보니 진짜 처음 가본 골목만 골라서 갔네? ㅋ

그래, 이렇게 홍대만 해도 돌아다녀볼 곳이 그렇게 많은데, 혼자 툴툴거리면서 심심하다고 할 자격이 없어 난 ㅋ

다음번에도 이렇게 좀 안다녀본 골목들 위주로 돌아다녀봐야 겠다 +_+



고마워 채여사 !